오늘 뉴스분석은 보도본부 하태원 부장과 함께 합니다.
어떤 분석거리를 갖고 오셨습니까.
오늘의 키워드는 <불편한 진실> 입니다. 북핵문제를 가장 잘 아는, 그리고 영변 핵시설을 제일 많이 가본 미국학자의 눈에 비친 북핵 협상의 민낯을 짚어보겠습니다.
[질문] 어제 그 미국학자의 강연장에 직접 다녀온 것이지요? 그는 어떤 사람입니까?
평생 핵문제만 다룬 사람입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을 투하한 맨해튼 프로젝트를 실행했던 로스앨러머스 연구소장을 11년이나 지냈고, 2004년 이후 북한을 7번 방문한 미스터 북핵입니다.
2010년 방북 땐 영변핵시설에서 플로토늄이 아닌 우라늄 농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목격한 외국인이기도 합니다.
[질문1-1] 그런데 그 헤커 박사가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면서요?
2004년 이후 매년 방북했던 그가 사실 북한에 이용당한 측면도 있다고 고백한 겁니다.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명예교수 (어제)]
“북한에게는 매우 중요한 목표를 내가 수행했습니다. 핵무기를 생산할 능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증명하는 역할을 한 겁니다.”
2010년 이후 북한은 핵실험을 하거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밥먹듯 했으니 굳이 나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는 말도 했습니다.
[질문2] 이번 평양선언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했는지도 궁금하네요?
영변핵시설은 현재도 가동중인 만큼 비록 조건부라지만 영구폐기가 이뤄진다면 큰 진전이 될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습니다.
[질문2-1] 그러면 이번 비핵화 협상의 끝이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라고 보는 건가요?
협상이 잘 이뤄져도 최소 10년은 걸릴 것이라며 신중론을 펼쳤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꼭 새겨 봐야할 불편한 진실 3가지를 언급했습니다.
첫째는 2010년 이후 8년간 영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가 완전한 깜깜이 상태라는 점입니다. 그 사이 북한이 영변 우라늄농축시설 같은 새로운 시설을 만들었을 가능성은 물론 핵물질의 이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숨겨놓으면 아무도 알 수 없다는 대목입니다. 헤커의 결론은 "완전한 핵신고도 완벽한 검증도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로선 불편한 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질문3]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북한핵 문제를 제대로 풀려면 한미동맹 강화가 중요하다는 조언도 했다죠?
헤커 박사는 지난 1년 동안 치러진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이 북한과 미국사이의 비핵화 대화를 이끌어간 결정적 계기, 즉 게임체인저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은 이 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명예교수 (어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과 미국이 긴밀하게 협력하면 못할 것이 없습니다.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것이 (북핵문제 해결에) 필수적입니다.
남북관계 과속이 비핵화에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조언으로 들립니다.
앵커. 보도본부 하태원 부장이었습니다.